퀀트 모델러 인턴 후기
박정빈 님
퀀팃 소개
퀀팃은 증권 및 디지털 자산의 투자와 자동 운용을 위한 AI 플랫폼 솔루션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입니다.
퀀팃의 자체 엔진인 FINTER는 데이터 모델링, 투자 모델링, 트레이딩 모델링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데이터 모델링(Quanda)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여 모델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투자 모델링(C2)은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일 단위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생성하는 모델을 만드는 과정이고, 트레이딩 모델링(L2)은 더 짧은 단위로 장중 트레이딩, 틱 단위 데이터를 이용하여 트레이딩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입니다.
입사동기
저는 20살 무렵부터 주식 투자 자동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에 퀀트 투자라는 분야를 알게 되었죠. 그러나 미국과 달리 한국에는 '퀀트 투자'의 개념과 인프라가 아직 자리잡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관련 교육을 받을 기회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학, 경제학 전공 교수님들의 커리어를 뒤져보고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정량적 투자의 개념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대학교와 퀀팃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빅데이터 기반 투자 모형 연구(FIM)'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은 쉽지 않았지만, 겨우 얻은 기회를 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끝까지 완주했고, 덕분에 인턴십 기회도 얻게 되었습니다. 2024년 3월에 입사해 9월까지 투자전략모델팀에서 인턴십을 진행했고, 회사의 배려 덕분에 현재는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며 학교 공부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담당 업무
저는 약 6개월의 인턴 기간 중 4개월 동안 투자 모델링(C2)를, 나머지 시간 동안은 트레이딩 모델링($L^2$)을 담당했습니다. 처음에 모델링을 시작했을 때, '인턴이 만든 투자 모델을 진짜로 회사에서 사용할까?'라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입사한 지 두 달이 지난 후 로보 어드바이저에 편입될 펀드의 하위 모델을 만드는 기회가 있었고, 이 모델이 실제로 펀드에 편입되어 운용되는 것을 보면서 그러한 의문은 사라지고 더 큰 책임감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위의 사례는 퀀팃의 문화를 잘 보여줍니다. 회사의 분위기는 자유롭고, 구성원이 맡을 수 있는 업무는 다양하며 자유로운 편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업무와 리서치는 본인이 완료하고 책임져야 합니다. 이에 대한 피드백을 동료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제공해주므로, 각 업무가 성장의 기회가 된다고 느껴집니다.
인턴 기간 동안 연구한 모델 중 하나를 동료분들께 발표하고 그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원래의 아이디어가 있고 그 결과가 좋다면, 다양한 관점에서 피드백을 받아 더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디어가 없다면 창의성에 대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4개월이라는 시간은 충분히 길고, 사내에서 독서 토론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충분히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빈님이 직접 촬영 해주신 퀀팃 여의도 오피스 풍경
인턴 프로그램 구성
투자전략모델팀의 인턴이 거치게 될 코스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교육 (~3M)
입사 당시 저는 투자에 대해 거의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감자였습니다. 제가 가진 것은 약간의 프로그래밍 능력과 의지 뿐이었습니다. 퀀팃에는 이런 인턴을 위한 교육 프로램이 있습니다. 교육은 Book discussion 형태로 12주간 진행됩니다. 인턴들은 커리큘럼에 따라 매주 정해진 책을 읽고 Confluence 페이지에 내용을 정리하고, 이를 팀장님과 함께 리뷰하는 방식입니다. Discussion으로부터 일주일 텀을 두고 시험도 치릅니다. 저는 이 세션을 통해 감자에서 사람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실제 주식투자의 기본기를 현업의 실력자에게 배울 수 있는 너무나도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12주간 잠은 조금 덜 잤습니다.
개인 프로젝트 및 발표 (~3.5M)
인턴들은 교육을 받는 기간동안 틈틈이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인당 3개의 투자전략을 만들고 분석하여 입사 후 3~4달이 지난 시점에 모든 팀원들 앞에서 발표를 진행합니다. 발표 후 모든 팀원들이 평가한 다양한 차원의 정량적 피드백이 주어지며, 이를 바탕으로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습니다.
팀 배정 (4M~)
개인 프로젝트 발표가 끝나면 각자 적절한 팀에 공식적으로 배정되어 업무를 진행합니다.
업무
투자전략모델팀 인턴으로서 주 업무는 일 단위(C2) 투자전략 모델링이었습니다. 파이썬으로 투자 전략 알고리즘을 구현하고, 데이터를 통해 과거 성과를 시뮬레이션합니다. 퍼포먼스가 좋은 투자전략은 로보어드바이저에 편입되어 실제로 운용되기도 합니다.
'High Risk High Return' 이라는 격언이 항상 옳지는 않습니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큰 수익을 위해 반드시 큰 위험을 부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감수하는 위험이 작다고 해서 작은 수익만을 기대할 필요도 없습니다. 저는 적은 위험으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전략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FINTER 엔진 덕분에 주식시장의 실제 데이터를 쉽게 조회하고 리서치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시장, 개별 증권의 가격을 움직이는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얻기 위해 개인 계좌로 트레이딩도 병행했습니다. 이렇게 얻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투자 모델을 개발하고, 분석하는 단계를 반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장에 대한 저만의 뷰가 발전되어 갔고, 이는 다시 투자 모델에 반영되어 더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퀀팃의 장점
존중
대부분의 기업에서 인턴은 심부름꾼(しだばり)입니다. 회사로부터 이력서에 쓸 한 줄, 최저시급, 약간의 경험을 얻는 대가로 회사에 심부름을 해주는 존재인 것이죠. 저는 국내 금융권에서 인턴십을 경험한 친구들의 증언을 많이 들어봤습니다. 이들은 매우 뛰어난 인재들임에도 불구하고 심부름 수준의 대우를 받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금융권 연봉에는 따귀 값이 포함되어 있다"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이러한 업계의 문화와는 정반대로 퀀팃에서는 인턴을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동등하게 존중해주며, 인턴이 만들어낸 성과가 회사의 중요 프로젝트에 사용됩니다. 보통의 인턴이 느낄 수 없는 효능감과 책임감을 퀀팃에서는 느낄 수 있습니다.
2. 동료
금융모델본부의 구성원들은 모두 뛰어나십니다. 모델링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면 항상 기대 이상의 답변을 주시고, 오고가며 가볍게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도 생각지 못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금융권에서 오래 경력을 쌓으신 분들로부터 업계의 생리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3. 연구환경
퀀팃의 금융 데이터 파이프라인은 효율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Toy data와 달리 Real world data를 분석할 때에는 대부분의 시간이 데이터 가공에 소모됩니다. Quanda 엔진은 이 과정을 대신해주어 연구자가 데이터 분석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